
【STV 신위철 기자】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 가족 연루 의혹이 불거진 당원게시판 논란의 중간 조사 결과를 공개하자, 10일 친한동훈계가 강하게 반발하며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른바 ‘당게 사태’는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올라왔고, 그 작성 과정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중간 조사 내용을 공개하며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당무감사위는 한 전 대표 및 가족 명의로 게시된 것으로 알려진 글들에 대해 실제 작성자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당원 명부 확인 결과 한 전 대표 가족과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이 모두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번호 끝자리가 같으며, 또 다른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4명의 탈당 시기도 거의 같은 시기였다고 덧붙였고, 이 과정에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까지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친윤석열계는 한 전 대표 가족 연루가 사실상 드러난 것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이런 기막힌 우연의 일치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확률이 있을까”라며 “지금이라도 한 전 대표는 가족의 여론 조작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장 전 최고위원은 10일에도 “범인이 드러나자 당무감사위원장을 공격하는 친한계가 하는 짓이 이재명 민주당과 똑같다”고 맞불을 놓았다.
반면 친한계는 당무감사위와 지도부를 정면 비판했다. 비상계엄 사과 문제로 장 대표가 코너에 몰리자, 시선을 돌리기 위해 당원게시판 논란을 다시 꺼냈다는 시각이다. 박정훈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이 위원장이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당원 정보 공개는 명백한 법 위반이고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정하 의원도 페이스북에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듯 가족 실명까지 공개한 것은 명백한 인격살인”이라며 “이는 명백한 개인정보 침해이자 민주적 절차와 정당 운영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단 하루 만에 당을 쿠팡보다 못한 조직으로 만든 이 위원장, 입장 표명하셔야죠”라고 꼬집었고,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이번 조사가 특정 정치세력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당원 정보에 대해 이렇게 안이한 생각을 갖고 있다니 당무감사위원장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가세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에서 “당무감사위원장 임명 때부터 우리 당이 굉장히 큰 소용돌이에 휘말리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익명의 당게를 갖고 정치보복하는 인식을 주는 일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지도부에서는 미묘하게 다른 기류도 나타났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서 “이 문제가 당 내분 불씨로 계속 남아 있는 상황이기에 대다수 당원은 빨리 털고 가자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가 가족으로 의심되는 분을 동원해 대통령을 공격했다면 떳떳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한 전 대표가 반드시 대답해야 한다”고 답해 한 전 대표의 해명을 요구하는 쪽에 섰다.
논란의 중심에 선 한 전 대표는 전날 SBS 유튜브에 출연해 당원게시판의 성격을 거론하며 반박했다. 그는 “익명이 보장된 게시판에서 익명의 당원이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판하는 사설과 칼럼을 올렸다는 건데 그거 안 되나. 당 익명 게시판이 원래 대통령이나 권력자를 비판하는 곳 아니냐”며 “어이없는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낮은 지지율로 당이 비상 상황인 가운데, 당원게시판을 둘러싼 공방이 계파 싸움으로 비화해 전열을 더 흐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당 초선 모임은 이 사안을 두고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오는 16일 회동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논란이 어떤 방향으로 수습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