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이영돈 기자】국민의힘 지도부가 다음 주부터 본격화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정국을 앞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12·3 비상계엄 1년을 계기로 당 일각에서 개혁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각각 내부 기류 정리와 국회 대응 전략 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는 7일 공식 일정 없이 개인 활동 위주로 하루를 보냈다. 지도부 ‘투 톱’이 외부 일정이나 대외 메시지 없이 주말을 조용히 넘기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장 대표는 전국 곳곳을 돌며 국민대회를 통해 대여 투쟁을 이어갔고, 송 원내대표 역시 기자간담회를 잇따라 열어 원내·외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내왔다.
장 대표는 이날 지역에서 개인 일정을 소화한 뒤 당 안팎 인사들을 비공개로 만나며 의견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것은 당 운영 방향과 지방선거 준비 구상과 관련해 허심탄회한 목소리를 청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그는 12·3 비상계엄 1년 메시지 발표 이후 당내에서 ‘계엄 사과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가 공개적으로 제기되자, 최근 의원들과 개별 면담을 이어가며 분위기 수습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장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외 메시지 기조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송 원내대표는 주말 동안 외부 활동을 최소화하고 다음 주 국회 본회의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당장 8일에는 정부·여당이 처리를 예고한 사법개혁 법안의 문제점을 알리는 의원총회가 예정돼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원내 사령탑으로서 ‘독재 악법’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민주당이 이르면 9일 본회의에서 우선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른바 ‘필버 유지 요건 강화법’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법안은 국회의원 60명 이상이 본회의장에 출석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킬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향후 대여 투쟁 수단에 직접적인 제약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원내 지도부는 법안 처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의원 60명씩 조를 편성하고, 필리버스터에 나설 의원들의 발언 순서를 미리 조율해 둔 상태다. 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필리버스터 조 편성은 마쳤고, 본회의장에 들어가 있을 의원 60명도 조정 중”이라며 “주말 동안 내부 전열을 정비하고 다음 주는 원내 대응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버스터 정국과 당내 개혁 요구가 맞물린 상황에서, 조용한 주말을 택한 국민의힘 지도부의 선택이 향후 원내 전략과 당의 진로 변화로 이어질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