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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 news

대구 무연고 공영장례, 3시간 장례에서 사회적 애도로

공영장례 선도 지자체와의 격차 줄여야


【STV 김형석 기자】무연고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대구에서 공영장례가 여전히 ‘3시간짜리 장례’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 속에, 시민단체가 제도 개선과 장례문화의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동시에 부산 등 다른 지자체와 국가 차원의 공영장례 사례가 주목받으며, 대구 공영장례의 방향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대구쪽방상담소·기본소득당대구시당 등으로 구성된 반빈곤네트워크는 1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 기자회견에서 “대구시에서 벌어지는 공영장례의 현장에서 고작 3시간짜리 장례가 치러지고 있다”며 “고인의 삶을 회고할 여유도 없이 시신 처리 행정으로 삶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해마다 공영장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공설장례식장 확보와 무연고 사망자 부고 게시, 시민·자원봉사자 조문 참여를 제도화할 것을 요구했다.

대구시는 2022년 공영장례 지원 조례를 제정해, 무연고자와 저소득층 사망자에게 1인당 80만원 상당의 장례비를 현물로 지원하고 민간 장례식장 58곳과 협약을 맺어 빈소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선 빈소를 24시간 이내 유지하라는 내부 지침과 달리 실제로는 3~4시간만 운영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일부 기초단체 관행을 인정하며 “공문을 통해 최소 6~8시간 이상은 빈소를 유지하도록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무연고 사망자 규모는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대구 지역 무연고 사망자는 2018년 134명에서 2022년 232명, 2023년 286명, 2024년 341명으로 늘어 5~6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럼에도 공영장례 예산은 2023년 2억원에서 2025년 1억4천400만원으로 줄었다가, 2026년에도 1억5천40만원 수준에 그쳐 “무연고 사망자 증가는 현실인데 제도와 예산은 오히려 뒷걸음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시 조례는 현재 대구에 주민등록을 둔 무연고자·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지원하도록 돼 있어, 주민등록이 타 지역이거나 사실상 행려 상태였던 사망자는 지원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민단체는 “가족의 해체와 1인 가구 급증이라는 시대적 파도 속에서 공영장례는 국가와 지자체가 수행해야 할 마지막 사회보장”이라며 지원 대상과 예산 확대를 함께 요구했다.

대구시의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공영장례 모습. 사진=대구시
대구시의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공영장례 모습. 사진=대구시

반면 서울·부산 등 일부 지자체는 공영장례를 ‘사회적 애도’로 확장하는 방향을 이미 시도하고 있다. 부산시는 무연고 사망자에게 처음으로 공영장례를 시행하면서, 시가 빈소를 마련하고 시민과 종교·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합동 추모 방식을 도입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서울시 역시 무연고 사망자의 부고를 공개하고, 24시간 이상 시민 조문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장례를 사회적 의식으로 끌어올리려는 정책을 운영 중이다는 점에서 대구와 대조를 이룬다.

장례업계 현장 전문가들은 공영장례가 “사자복지에 시동을 건 제도”인 만큼, 단순 시신 처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빈소 시간 보장, 추모공간 마련, 시민 참여를 통한 애도 문화 형성이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무연고 장례를 제대로 치를 인력과 예산을 지자체마다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장례식장·종교계·시민사회와의 협업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지가 장례문화 정책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 차원의 움직임도 공영장례의 방향성을 시사한다. 국가보훈부는 생계곤란·무연고 국가유공자에 대해 지자체 통보를 전제로 장례서비스를 지원하고, 장사 관련 부처와 협업해 장례비 지원과 운구·안장까지 포함하는 통합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공영장례를 ‘사회적 의무’로 본다는 점에서 지자체 정책과 맞닿아 있다.

대구시는 내년(2026년)부터 추진하는 명복공원 현대화 사업을 통해 2028년경 공영장례를 진행할 별도 공간을 마련하고, 구·군 홈페이지에 흩어져 있는 무연고자 부고 알림을 통합하는 온라인 부고 게시판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민·자원봉사자 참여 보장, 주민등록이 없는 이들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은 “예산과 지자체 부담을 감안한 중장기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장례·장사 정책을 다루는 전문가들은 “무연고자 공영장례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도시가 책임져야 할 최소한의 장례복지”라며 “대구 역시 빈소 시간 보장, 부고 공개, 시민 참여, 공설장례식장 확보 등에서 선도 지자체 사례를 적극 벤치마킹하고, 예산과 인력을 묶은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영장례가 3시간 장례를 넘어, 누구나 마지막에는 존엄하게 떠날 수 있는 장례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대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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