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신위철 기자】감사원 내부 갈등이 최재해 감사원장의 퇴임식 현장에서 표면화됐다.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낸 유병호 감사위원이 퇴임식 직후 ‘세상은 요지경’을 틀고 “영혼 없는 것들”이라고 외쳐 논란이 일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비공개로 최재해 원장의 퇴임식을 열었다. 최 원장은 4년 임기를 마치며 “외풍을 맞으면서도 감사원의 독립성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심사숙고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후회는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둘러싼 오해와 논란 속에 탄핵소추라는 전례 없는 상황도 겪었지만, 끝까지 원칙을 지키려 했다”고 말했다.
소동은 퇴임식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던 중 벌어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유병호 위원은 휴대전화로 1990년대 유행가 ‘세상은 요지경’을 틀고 “영혼 없는 것들”이라고 외쳤다. 감사원 관계자는 “유 위원이 직원들에게 큰소리를 낸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감사원 쇄신 태스크포스(TF) 출범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위원은 윤석열 정부 감사원의 실세로 불렸던 인물로, 문재인 정부 당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감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제성 조작 의혹을 밝혀낸 핵심 당사자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는 각종 감사를 주도하며 여권의 신임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감사원이 ‘운영 쇄신 TF’를 꾸려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 과정을 점검하겠다고 나서자 강하게 반발해왔다. 유 위원은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TF 구성의 근거·절차·활동 내용이 전부 위법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유 위원의 이번 행동이 TF 운영을 승인한 최 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 시절 주도된 감사 활동이 새 정부에서 재검증 대상이 되는 데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는 해석이다.
한편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첫 내부 출신 감사원장으로,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부실·표적 감사’ 논란으로 탄핵소추를 당했으나 헌법재판소가 올해 3월 만장일치로 기각하면서 복귀했다.
최 원장의 퇴임으로 감사원은 김인회 감사위원이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김 위원 임기는 12월 만료 예정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조만간 후임 원장 인선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장 후보군에는 유희상 전 감사위원과 조은석 특별검사 등이 거론된다.
감사위원 7명 중 다수의 임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내년 중반에는 이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가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