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김형석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앞두고 국회를 찾아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과 여야 인사들을 만나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연설 후에는 우 의장과 단독 환담을 가진 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3자 회동을 이어가며 당정 간 화합 메시지를 내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우 의장, 정 대표, 김병기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20여 분간 환담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지도부는 초청을 받았으나 참석하지 않았다.
우 의장은 “긴축재정에서 확장재정으로 기조가 전환되는 중요한 시기”라며 “국회와 정부가 협력해 한발 더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그 성과가 국민의 삶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많이 배웠다”며 “세계 질서가 대혼란을 겪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역량 있는 국가가 도약할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작은 차이를 넘어 새로운 미래와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국회가 함께해 주길 바란다”며 “대화와 조정이 국회의 본질적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환담에는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등 5부 요인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대법원과 헌재, 선관위, 감사원 등 기관장 여러분 덕분에 APEC 준비와 정상회의가 원만히 진행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고, 조 대법원장은 짧게 “예, 예”라고 답했다.
환담 후 이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회를 떠나지 않고 우 의장과 약 30분간 독대한 데 이어 정청래 대표까지 합류한 3자 회동을 가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독대는 이 대통령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정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좋은 얘기만 나눴고 분위기가 매우 화기애애했다”며 “APEC 성공 얘기도 하며 서로 덕담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자신의 SNS에 이 대통령과 웃으며 손을 맞잡은 사진을 올리며 “오늘의 포토제닉”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번 이례적인 연쇄 회동은 최근 현직 대통령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추진을 둘러싼 당정 간 불협화음이 불거진 가운데, 대통령이 직접 나서 긴장 완화와 협력 기조 복원을 시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1일 대장동 1심 판결 이후 재판중지법을 이달 내 처리하겠다고 했으나 대통령실이 공개 반대하며 제동을 걸었다. 이른바 ‘명청 갈등설’이 제기된 이후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국회에서 화해의 메시지를 주고받은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