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김형석 기자】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전세를 끼고 30억 원대 아파트를 매입한 ‘갭투자’ 의혹과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끝에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대국민 사과를 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국토부는 24일 밤 언론 공지를 통해 “이 차관이 사의를 표명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이날 오후 8시께 김윤덕 국토부 장관에게 차관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은 “이 차관의 면직안이 주말 내 재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차관의 낙마는 그가 직접 주도한 10·15 부동산 대책 직후 불거진 발언과 거래 의혹이 결정타가 됐다. 그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지금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화돼 가격이 그대로 있거나 낮아지고, 내 소득이 쌓이면 그때 가서 사면 된다”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강조하려던 취지였지만, 실수요자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이 차관의 배우자가 지난해 7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117㎡ 아파트를 33억5000만 원에 매입하고, 3개월 뒤 14억8000만 원에 전세를 준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아파트는 현재 시세가 40억 원 수준이다. 정부가 서울 전역과 수도권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갭투자를 막겠다고 한 직후, 부동산 정책의 핵심 인사가 갭투자 의혹에 휘말리자 ‘내로남불’ 비판이 폭발했다.
이 차관은 지난 23일 국토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저의 배우자가 실거주를 위해 아파트를 구입했으나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는 한참 못 미쳤다는 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사과 형식이 일방적이었고, 일부 책임을 배우자에게 돌렸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오히려 논란이 확대됐다.
여당 내에서도 “부동산 정책의 신뢰가 무너졌다”는 우려가 커졌고, 야당은 “집값 떨어지면 사라더니 본인은 오를 때 샀다”며 공세를 강화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상경 차관은 갭투자를 아내 탓으로 돌렸다. 궁색해지니 부인 탓”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여론이 진정되지 않자 이 차관은 스스로 물러났다. 이재명 대통령은 논란이 10·15 부동산 대책의 신뢰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사의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책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학계 시절부터 “주거는 소유가 아닌 권리”라며 부동산 불로소득 차단을 주장해온 인물로, 이 대통령의 ‘부동산 책사’로 불렸다. 그러나 이번 논란으로 임명된 지 넉 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한편 오는 29일 예정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 사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