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북부 6개 지자체가 공동 추진해온 광역형 종합장사시설(화장장) 건립사업이 행정안전부의 ‘재검토’ 결정을 받으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양주시를 비롯한 참여 지자체들은 사업의 조속한 재추진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환영 입장을 내며 지역사회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0일 열린 제3차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에서 양주시 공동형 종합장사시설 사업을 ‘재검토’로 결정했다. 심사 결과 주민 의견 수렴 부족과 참여 지자체 간 리스크 대응 방안 미비가 주요 사유로 지적됐으며, 행안부는 보완계획을 검토한 뒤 사업의 타당성과 재정 여건을 다시 판단할 방침이다.
해당 사업은 남양주·의정부·구리·동두천·포천·양주 등 6개 시가 참여하는 광역형 장사시설로, 총사업비 2,115억 원이 투입된다. 부지 35만㎡, 연면적 1만3,256㎡ 규모로 조성되며 화장시설 12기(여유 5기 별도)와 봉안당 2만기, 자연장 시설 등이 포함된다. 2027년 착공해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돼 왔다.

그러나 이번 결정 이후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 양주시지역위원회는 “시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수현 시장이 일방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며 “이는 시민의 뜻이 반영된 결과이자 국민주권 정부의 정책 기조에 부합한다”고 환영했다. 민주당은 해당 부지를 중앙공원으로 조성하고, 화장장은 외곽에 소규모로 설치하거나 연천군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민주당 측은 “화장장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양주시 중심부에 대규모 광역장사시설을 짓는 것에 반대한다”며 “도심을 벽제화장장 이미지로 만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정성호 국회의원실 관계자도 “사업 규모가 지나치게 크고 회천신도시와의 거리가 가깝다”며 “양주시 외곽 산지로 이전하거나 시민만 이용하는 소규모 시설로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주시와 공동 참여 지자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주시 관계자는 “재검토는 사업 타당성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민원 해소와 공동추진 리스크를 보완하라는 행정적 요구”라며 “내년 1월쯤 보완 계획을 제출해 재심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천시 관계자 역시 “지역의 숙원사업을 정치 논리로 무너뜨린 셈”이라고 비판했다.
지역사회 내부에서도 찬반이 극명히 엇갈린다. 옥정·회천신도시 주민들과 민주당은 “광역장사시설 백지화가 이뤄질 때까지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반면, 방성1리 종합장사시설 유치위원회는 “화장장 건립은 정치적 논쟁이 아닌 시민 편의 중심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특히 민주당의 “중앙공원 전환” 주장에 대해 지역 일각에서는 님비(NIMBY) 현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화장장 예정지인 백석읍 방성리 산 75번지 일대는 천주교공원묘지, 공설묘지, 종중묘지 등으로 둘러싸인 보전산지로, 이미 장묘시설이 밀집한 지역이다.
현재 경기북부는 광역화장시설이 전무한 유일한 권역으로, 주민들은 서울·인천·강원 등지까지 ‘원정 장례’를 치러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6개 시장은 2023년 4월 광역화장시설 추진 합의문을 체결하고, 공모 절차를 거쳐 해당 부지를 후보지로 선정했다. 반려동물 놀이터, 유아숲체험장, 야외공연장 등을 포함한 복합 장사·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계획도 함께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해 정지석 양주화장장유치위원장은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딘가 반드시 만들어야 하는 시설”이라며 “도락산 능선 일대는 온통 묘지로 둘러싸인 지역으로, 중앙공원 조성 주장은 현실성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벽제·성남·인천화장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경기북부 주민들의 장례 불편을 해소하려면 이번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정안전부의 재검토 결정으로 사업 추진이 일시 중단됐지만, 양주시와 참여 지자체들은 보완 절차를 거쳐 재심사에 나설 계획이다. 광역화장장 건립이 경기북부의 숙원사업으로 재추진될지, 정치 갈등의 상징으로 남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