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차용환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 다카이치 사나에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일본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 탄생을 기정사실화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오는 15일 임시국회에서 제104대 총리로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일본이 막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를 선출했다”며 “탁월한 지혜와 강인함을 지닌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놀라운 일본 국민들에게 대단한 소식”이라며 “모두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재 당선 직후 직접 메시지를 낸 것은 일본 새 지도자와의 관계 설정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그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당시에는 별도 성명을 내지 않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명의로 축하를 전한 바 있다. 이후 한국에 대해서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며 뒤늦게 자신의 SNS에서 축하 글을 남겼다.
다카이치 사나에는 지난 4일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제29대 총재로 선출됐다. 자민당 수장으로 선출된 그는 의원내각제에 따라 총리를 겸하게 되며, 15일 임시국회에서 총리 지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총리로 선출되면 일본 정치사에 첫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신임 총재의 첫 대면은 이달 말 이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7일 일본 도쿄를 방문해 다카이치 총재와 회담한 뒤,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도 축하 메시지가 이어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X(옛 트위터)에 “자민당 총재로 선출돼 곧 일본 총리가 될 다카이치에 축하를 전한다”며 “그는 강력한 리더이자 정책 입안자로서 미·일 관계를 더욱 심화시킬 귀중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이며, 경제와 안보 등 공동 현안에서 협력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카이치 총재는 오는 17~19일 야스쿠니 신사 추계 예대제 기간 참배를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총재 취임 후 참배가 외교에 미칠 파장을 우려한 판단”이라며 “특히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 방일을 앞두고 미국을 의식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앞서 각료 시절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지만,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시기와 상황에 맞게 적절히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도조 히데키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일본 근대 침략전쟁에서 숨진 246만여 명의 위패가 안치된 곳으로, 한국과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온다. 강제동원 피해를 입은 한국인 2만여 명도 합사돼 있어 다카이치 총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