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이영돈 기자】일본의 첫 여성 총리로 사실상 내정된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신임 총재가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연정 재편에 나섰다. 하지만 기존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은 다카이치의 강경 보수 성향에 반발하며 관계 재검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시장은 재정 확대와 아베노믹스 계승 기대감으로 환호 중이다.
다카이치 총재는 자민당 총재 선거 이튿날인 지난 5일,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아소 다로 전 총리도 국민민주당 간부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지며, 연정 확대를 위한 물밑 작업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민민주당은 당장 연정 합류에는 선을 긋고 있으나, 정책별 협력에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자민당은 총리 지명 선거가 열리는 임시국회를 15일에서 17일로 미루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그러나 공명당의 반발이 변수다. ‘평화주의’를 내세워온 공명당은 다카이치 총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전력과 우익 인사의 기용 가능성에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공명당 내부에서는 “연정을 이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총재 선출 직후 연립 확인 회담이 열리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자민당 내에서는 “협상 전술일 뿐”이라는 낙관론과 “공명당 없이도 새로운 연정을 짜야 한다”는 강경론이 공존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정 불안이 장기화하면 다카이치 체제의 출범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경제계는 다카이치의 재정 확대 기조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닛케이225 지수는 7일 오전 장중 한때 48,527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이는 전날 종가(47,944) 대비 급등세로, “다카이치 효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재정지출과 양적완화 유지 전망 속에 엔화 약세와 증시 상승이 맞물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다카이치 총재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책을 잇겠다고 밝히자 “일본은행의 조기 금리인상은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확산 중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다카이치 트레이드’가 최소 일주일은 이어질 것… 지금은 허니문 시기”라고 닛케이에 전했다.
국제사회 반응도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일본이 첫 여성 총리를 막 선출했다. (그는) 큰 지혜와 강인함을 지닌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라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다카이치는 이에 대해 “일미 동맹을 한층 강하고 풍요롭게 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총리 지명 선거는 오는 17일 실시될 전망이며, 다카이치 내각의 연정 구성과 외교 노선이 향후 동북아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