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김형석 기자】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전격 체포돼 영등포경찰서로 압송됐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예정된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은 데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택 인근에서 체포영장이 집행됐으며, 약 1시간 40분 뒤인 오후 5시 40분경 수사관들에게 양팔을 잡힌 채 경찰서에 도착했다. 수갑은 천으로 가려진 상태였지만, 그는 입구 앞에서 이를 직접 들어 보이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 “방통위라는 기관 하나 없애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 이 이진숙한테 수갑을 채우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쟁입니다'라는 말을 한 여성이 떠오른다. 이재명이 시켰습니까. 정청래가 시켰습니까. 아니면 개딸들이 시켰습니까”라고 외치며 정치적 배후를 거론했다. 여기서 언급된 ‘전쟁입니다’는 2022년 김현지 당시 보좌관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오후 2시 소환 조사를 포함해 총 3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아 체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위원장은 “9월 27일은 방통위를 없애고 방미통위라는 새로운 기관을 만들기 위해 법을 통과시키려 했고 국민의힘 최형두·김장겸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예정돼 있었다”며 “기관장으로서 마땅히 참석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 출석하느라고 영등포경찰서에 못 온 것을 가지고 저에게 이렇게 수갑을 채우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전 위원장은 전날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식 폐지되고 새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출범하면서 자동 면직 처리된 상태다.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관련 질문에는 “자기방어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만 짧게 답하고 경찰서 내부로 들어갔다.
그가 받고 있는 혐의는 보수 유튜브 및 SNS 발언을 통한 정치 중립 위반과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저지하려는 취지의 사전 선거운동 등이다.
한편 경찰서 밖에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속속 도착했다. 조배숙 의원은 “정말 참담하다”고 했고, 김장겸 의원은 “경찰을 동원한 공포·공안 정치”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지환 영등포경찰서장을 만나 항의했지만, 별다른 답변은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사 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포함한 신병 처리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다. 체포된 피의자는 체포 시점으로부터 48시간 내에 석방되거나 법원에 구속영장이 청구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