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상용 기자】“호남에서는 불 안 나나.” 이 망언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 국가적 재난을 정치 도구로 삼아 국민을 갈라치고, 피해자들의 상처 위에 소금을 뿌린 반인륜적 발언이다. 문제는 김정재 의원 개인의 무책임한 입놀림이 아니다. 이런 발언을 가능하게 하고, 반복되도록 방치해온 국민의힘 전체가 문제다.
더욱 심각한 것은 김 의원이 단순한 평의원이 아니라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라는 점이다. 당의 공식 정책 노선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인사가 이런 망언을 내뱉었다는 건, 단순한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당 지도부 차원의 사고방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출당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지도부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국민 분열의 방화범 김정재 의원은 국회에 설 자격이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지만, 이는 여전히 개인 책임에 초점을 맞춘 비판이다. 그러나 진짜 질문은 따로 있다. 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런 망언 정치인을 정책 책임자 자리에 앉혀놓고도 침묵하는가? 과거에도 수많은 막말이 반복됐지만 당 차원의 자정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지도부는 “사투리 탓” 같은 옹색한 변명으로 사태를 덮으려 한다. 이는 동조이자 방조다.
지역사회는 이미 분노로 들끓고 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국회는 혐오와 막말로 산불 피해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김 의원을 제명하라”고 요구했고, 전남 광양시의회도 “재난 피해 지원 법안에서조차 지역을 갈라치는 발언은 국민 통합을 해치는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침묵하거나 책임을 피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발언을 축소·두둔하려는 기류마저 감지된다.
여기에 최근 드러난 김정재 의원의 “공천에 3억~5억 원이 오간다”는 발언은 국민의힘 내부에 금권 정치가 구조적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불 피해를 조롱하는 망언과 돈 공천 의혹은 뿌리가 같다. 그것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오만한 권력 의식이다. 지도부가 이런 인사를 정책위의장 자리에 앉혀둔 것 자체가 국민 모독이다.
정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정의와 통합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지금 국민을 갈라치고, 혐오를 정치의 자산으로 삼으며, 금권 정치 의혹으로 민주주의의 토대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런 정당이 ‘국민의힘’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은 모순이다. 국민을 위한 힘이 아니라, 국민을 배반하는 힘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 앞에 분명히 해야 한다. 김정재 의원 개인의 출당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의힘 지도부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 지도부가 책임을 회피한다면 이 정당은 집단적으로 망언과 부패의 공범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국민은 더 이상 속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김정재 의원뿐 아니라 지도부까지 함께 정치적 심판대에 서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