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신위철 기자】박진 전 외교부 장관이 해병특검 조사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내정이 이례적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박 전 장관은 지난 23일 이 전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대통령의 뜻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대통령실에서 별도 언질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박 전 장관으로부터 “김완중 전 호주대사의 임기가 1년하고 수개월 정도밖에 안 된 시점에서 교체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발언과 함께, “이 전 장관이 군경험, 능력, 지도력 등을 갖췄지만 반드시 방산전문가가 가야 하는 자리는 아니다”라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외교부 실무자들은 이 전 장관의 적격성 심사가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증언을 내놓은 바 있다.
특검팀은 오는 26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재소환해 호주대사 임명 과정에서 대통령실 지시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동시에 특검은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이 전 장관을 지난 23일에 이어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서초구 특검사무실에 출석하며 “조사를 잘 받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질책을 임성근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라는 것으로 이해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앞선 조사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렇게 줄줄이 엮으면 어떡하냐”는 발언을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이를 직권남용 지시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회의, 이른바 ‘VIP 격노 회의’ 직후 이 전 장관과 약 2분 48초간 통화하며 호통을 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사실을 시인한 의견서를 확보한 상태다. 해당 통화는 대통령실 대표 유선전화 ‘02-800-7070’에서 걸려온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증폭됐다.
특검은 이번 주를 ‘키맨’ 이 전 장관 집중 조사 주간으로 정하고 26일과 28일에도 소환조사를 예고했다. 이어 이 전 장관 조사가 마무리되면, 의혹의 정점인 윤 전 대통령 소환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날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도 참고인 신분으로 다섯 번째 특검 조사에 출석했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특검에서 다 성실히 말씀드리겠다”고 답했으며, 과거 조사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고 호통쳤다고 증언한 바 있다.
특검은 확보된 증거와 진술을 교차 확인하며, 이 전 장관과 윤 전 대통령 간 통화가 단순한 ‘감정적 질책’이었는지, 실제 수사외압으로 이어졌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져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