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란희 기자】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의 첫 재판이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 심리로 열렸다. 전직 대통령 배우자가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재판은 이날 오후 2시 10분 개시돼 약 40분간 진행됐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2시 12분쯤 짙은 남색 바지 정장을 입고 법정에 들어섰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검정 안경과 흰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머리는 하나로 묶었다. 수갑이나 포승줄은 없었으나 양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고개를 숙이고 피고인석에 앉았다. 왼쪽 옷깃에는 수용번호 ‘4398’이 적힌 배지를 달았다. 재판부는 본격 심리 전 약 30초간 언론 촬영을 허가했고, 이후 신원 확인 절차가 이어졌다. 생년월일과 본적, 직업 등을 확인받은 김 여사는 직업을 묻는 질문에 “네, 무직입니다”라고 답했다. 국민참여재판 여부에 대해서는 “아닙니다”라고 또렷하게 말했다.
이날 재판은 특검이 공소사실을 설명하고, 이어 김 여사 측이 모두진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2010~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모 △2021~2022년 명태균 씨로부터 58건, 2억7천여만원 상당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받은 혐의 △2022년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개입 △같은 해 통일교로부터 고가 명품 가방과 목걸이 등 8천만원 상당 금품 수수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다. 특검 측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들이 이미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만큼 김 여사의 공범 여부가 핵심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여사 측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이미 과거 정권에서 두 차례 ‘혐의없음’ 결정이 내려졌다”며 “주가조작에 공모하지 않았고 관리 인식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여론조사 의혹과 관련해서도 “명씨가 개인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카카오톡으로 몇 차례 받아본 것에 불과하다”며 “캠프 차원에서 이미 다수의 조사가 있었기에 별도 조사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천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했고, 통일교 청탁 의혹에 대해서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가방을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배달사고’ 관련 메시지가 확인되는데 이것이 사건의 실체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오후 준비기일을 열어 증인신문 순서를 정리하기로 했다. 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김 여사는 불출석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증인신문은 내달 15일부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진행되며, 10월에는 15일·22일·24일·29일 네 차례 재판이 열린다. 재판부는 “12월 말까지 증거조사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