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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칼럼] 국회의장의 무게, 선택적 비판을 넘어 중립성으로


【STV 차용환 기자】국회의장이 사법부를 향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원식 의장이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만난 자리에서 내란 재판과 12·3 계엄사태를 거론하며 "사법부의 역할에 대한 국민 불신이 높다"고 지적한 것이다. 언뜻 보면 원론적 지적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특정 사안에만 집중한 ‘선택적 비판’이라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국회의장의 위치다. 민주당 출신인 우 의장이지만, 국회의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당적을 가질 수 없도록 한 것은 2002년 김대중 정부 시절 개정된 국회법의 결과다. 여야가 합의해 국회의장을 무소속으로 만든 것은 의회민주주의의 보루로서 국회의장이 특정 정당에 치우치지 않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리적이고 상식적으로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는 공감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그 취지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법에 따라 6개월 내 종결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2년 넘게 지연됐다.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사실상 무기 연기되면서 사법부가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게다가 공직선거법 사건 외에도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여러 사건이 당선 전후로 줄줄이 이어졌지만, 이들 재판 역시 지연되거나 흐지부지돼 국민의 의구심을 키웠다.

그럼에도 우 의장은 이 같은 민감한 사안에는 침묵한 채 내란 재판만을 거론했다. "사법부 독립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는 원론적 언급을 덧붙였지만, 실제로는 특정 재판에 대한 압박에만 치중하는 태도는 국회의장의 중립성을 흔드는 행위다. 국회의장이 특정 정당을 편드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진다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이끌어야 할 자리의 권위는 뿌리째 흔들린다.

사법 불신은 단일 사건 때문이 아니다. 정치적 사건마다 달라지는 사법부의 태도, 그리고 이를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활용하는 여야 모두의 행태가 문제다. 국회의장은 이러한 혼란 속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선택적 비판이 아니라, 법과 원칙에 기초한 일관된 태도와 의회의 공정한 운영이다.

우원식 의장은 이 점을 직시해야 한다. 국회의장의 무게는 발언의 크기가 아니라, 그 공정성과 중립성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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