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김충현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9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구상인 ‘END 이니셔티브(Exchange·Normalization·Denuclearization)’를 공개하며, 세계 평화와 공동 번영을 향한 대한민국의 비전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연설에서 “‘END’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 대화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하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교류(Exchange)에 대해 “교류와 협력이 평화의 지름길이라는 것은 굴곡진 남북 관계의 역사가 증명한 불변의 교훈”이라며 단계적 확대를 약속했다.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와 관련해서는 “남북의 관계 발전을 추가하면서 북미 사이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했다.
비핵화(Denuclearization)에 대해서는 “엄중한 과제임에 틀림없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냉철한 인식의 기초 위에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시작해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 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한 원칙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부는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며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우선 남북 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과 적대 행위의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강조하며 “지난 겨울,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은 '빛의 혁명'을 이뤄냈다. 친위쿠데타로도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대한국민의 강렬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을 함께할 모든 이들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다자주의적 협력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각국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평화와 안전 유지'라는 80년 전 국제사회의 결의와 염원은 아직 끝나지 않은 모두의 과제”라면서 “방법은 하나다. ‘더 많은 민주주의’”라고 확언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적 현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같은 문제를 겪는 모든 국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는 ‘다자주의적 협력’을 이어갈 때 평화와 번영의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더 협력하고, 더 신뢰하고, 더 굳게 손잡아야 한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에 대한민국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공지능(AI) 안보 기술에 대한 국제 협력을 제안하며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APEC AI 이니셔티브'를 통한 AI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자 한다”며 “‘모두를 위한 AI’가 국제사회의 뉴노멀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연설 말미에서 이 대통령은 “서로 다른 나라의 국민이 협력하며 전 지구적 도전을 함께 헤쳐 나가는 미래가 꿈 같은 장밋빛 전망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는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며 “한반도의 새 시대를 향해,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의 길을 향해 대한민국이 맨 앞에서 담대하게 앞장서겠다”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