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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칼럼]자주 국방, 누구나 원하지만…현실은 냉정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페이스북에서 “강력한 국방 개혁으로 완전한 자주국방 태세를 갖춰 나가겠다”며 “외국 군대 없으면 자주 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일각의 굴종적 사고”를 비판했다. AI 전투로봇과 자율드론, 초정밀 미사일 체계의 등장을 거론하며 상비 병력 절대 숫자만으로 국방력을 평가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발언은 현실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외국 군대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바람은 국민 모두가 공유하는 이상이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가능한지 여부는 단순한 구호나 의지로 가늠할 수 없는 문제다. 국방은 지정학, 외교, 재정, 동맹 구조가 얽혀 있는 복합적인 영역이다.

한국이 세계 5위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고, 북한보다 월등한 경제력을 갖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첨단 무기의 개발과 대북 억지력, 방위산업 수출 경쟁력은 여전히 미국과의 협력 없이는 유지하기 어렵다. 한미동맹은 단순한 군사 주둔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 정보, 국제적 외교 지렛대를 포함한 복합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외국 군대 없으면 국방이 불가능하다는 사고는 굴종”이라고 비판한 대목은 오히려 위험하다. 동맹의 필요성을 외면한 채 자주만 강조한다면, 자칫 국민에게 ‘현실을 무시한 선동’으로 비칠 수 있다. 국방을 감정적 구호로 단순화할 것이 아니라, 자주와 동맹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자주 국방을 원한다. 그러나 냉엄한 국제 정세 속에서 그 길은 동맹의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전략이다. 대통령이 국민을 진정 안심시키려면, 외국 군대 의존을 탓하기보다 이상과 현실을 아우르는 치밀한 안보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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