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사회팀】= 경찰이 범죄 발생 초기 피해자의 트라우마(영구적인 정신 장애를 남기는 충격)을 측정할 수 있는 척도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경찰청은 자체 개발한 범죄피해 트라우마 척도(Victim Trauma Scale·VTS)를 전국 경찰서에 배포, 일선 현장에 활용한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범죄 피해자 상당수가 사건 이후 불안과 우울, 공포 등 장기간 정신적 후유증을 경험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후유증 예방을 위해서는 범죄 발생 직후부터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돼 온 실정이다.
이때까지는 사건 초기 피해자의 트라우마 증상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없어서 경찰이 알맞은 조치를 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경찰은 범죄 피해자를 가장 먼저 접하는 경찰관이 심리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피해자의 트라우마 증상을 1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VTS를 개발했다.
VTS 개발에는 경찰청 피해자심리전문요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심리, 상담 등을 전공해 특채된 경찰관으로, 강력범죄 등 중요사건 발생 시 현장에 출동해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취하도록 돕고 지원활동을 하는 등의 역할을 맡는다.
VTS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기억들이 반복적으로 생각난다', '가해자의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악몽을 꾼다' 등 23개 설문 문항을 담고 있다.
각 경찰서 피해자전담경찰관이 피해자 상담 시 VTS로 검사를 진행한 다음 일정 점수 이상이 나오면 지방경찰청 피해자심리전문요원이나 심리전문기관과 연계해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피해자의 트라우마 경중에 따른 맞춤형 보호활동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VTS를 활용한 연구를 지속하고 피해자가 원할 경우 스스로 증상을 체크할 수 있도록 앱을 개발하는 등 활용효과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