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경제팀】= 코스피시장이 연고점을 경신하는 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코스닥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대기업·재벌 개혁과 중소기업 진흥책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문 대통령 취임 첫날이었던 지난 10일 코스닥지수는 0.11% 하락하며 642.6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0.99% 떨어진 것에 비하면 선방한 편이다.
사실 코스닥지수는 그동안 코스피에 비하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코스피가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12.02%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은 1.78% 오르는 데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업체인 카카오가 유가증권 시장으로 이전을 추진하는 등 코스닥 시장은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증시 전문가들은 다시 코스닥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민주화'와 재벌 개혁을 앞장서 추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벌에 대해 금산분리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해 지주회사 규제를 강화하고 자본시장법을 보완해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하겠다는 게 새 정부의 정책 기조다.
반면 현행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 힘을 실어준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미래창조과학부·교육부·중소기업청으로 흩어져 있는 중소기업 관련 업무를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기업의 횡포로부터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범 정부 차원의 '을지로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구상도 밝힌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 마주옥 투자전략팀장은 "새로운 정부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위주의 성장 정책을 펼 것"이라며 "중소벤처기업부 설립을 통해 대기업 중심의 산업정책과 중소기업 정책 간 이해충돌이 해소되고 중소기업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새 정부의 중소기업 진흥정책은 코스닥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이 공통된 판단이다.
케이프투자증권 김유겸 연구원은 "새 정부 경제성장의 컨셉은 4차 산업혁명 지원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위원회와 일자리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고 관리할 예정"이라며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지원으로 코스닥 시장이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이미 사상 최고치의 부담이 큰 코스피 시장 대신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허니문 랠리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서연 연구원은 "벤처투자 활성화 정책 시행 시 코스닥시장 랠리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도 "10년 만에 진보정권이 들어섬에 따라 대기업에 대해서는 지원보다 규제 정책이 강화되고 중소기업 위주의 성장과 고용 정책이 강화될 전망"이라며 "점점 코스피와 코스닥의 간격이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달아오른 코스피의 온기가 코스닥과 중소형주로 옮겨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