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에 대해 신중한 대응을 시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악랄함을 경시하거나 과장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스라엘의 “전략적 오판”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시온주의 정권이 이란 국민의 힘과 결의를 전달하는 방법은 당국에 달려 있다”면서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하메네이의 발언에 대해 “이스라엘의 보복이 우려했던 수준의 피해를 초래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란 국민들에게 전하고 그들을 안심시키는데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분석했다.
이란 국영TV는 폭발음을 듣지 못했다는 주민 인터뷰를 내보내면서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의 영향을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보도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보복 수준을 고민하고 있다. 이란이 또다시 대규모 보복 공습에 나설 경우 이스라엘이 바라는대로 전선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또한 이스라엘이 중동 전체에 걸쳐 도발 및 전쟁 확대를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이 섣불리 보복에 나서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26일 새벽 F-15·F-16 전투기를 동원해 이란 3개 주에 걸쳐 군사 시설을 폭격했다. 이란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투기는 이란 영공에 진입하지 않고 이라크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영공에 진입하지 않은 채 이라크에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도 제한적 도발을 통해 이란을 자극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란 측이 보복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건 중동 정세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낙관적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