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일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는 분들은 가만히 안 두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을 지낸 현근택 변호사는 “이정도 비난을 견디지 못하면 의원할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수박’은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지 않고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이며, 이 의원 측 강성 지지자가 대선 후보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들을 포함해 친문(재인)계 정치인을 비난할 때 쓰는 말이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 분열적 언어를 엄격하게 금지하겠다”라고 선언했다.
또한 “(선거에) 진 정당이 겸허한 것이 아닌 남 탓하고, 상대 계파의 책임만 강조하는 방식으로는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이어 “당내 제도, 정책, 노선, 비전에서 활발한 토론을 보장할 생각”이라면서도 “어떻게 같은 구성원에게 그러는가. 심지어 공당의 대표라는 분에게 ‘수박’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 모멸”이라고 지적했다.
우 위원장은 “(제가) 원내대표를 할 때도 쓸데없는 발언을 하는 의원들 가만히 두지 않았다”라며 “감정을 건드리는 언어를 쓰기 시작하면 비대위가 정리하기 매우 어렵다. (발언을) 감시하고 억압하지 않겠지만, 당에 해가 되는 발언을 (보면) 국민이 뭐라고 하겠나. 국회의원 수준이 떨어진다고 할 테니 공개적으로 경고하겠다”라고 말했따.
당내 문자폭탄으로 대표되는 강성팬덤 논란에 대해서는 “특정 좌표를 찍어서 특정시점에 500개, 1000개씩 동시에 문자가 들어오는 것은 소통이 아니고 조직화된 공격이라고 본다”며 “이런 것을 주도하는 분들과 대화를 해보고, 당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건강한 소통구조를 만들어 개선을 위한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했다.
상근 부대변인을 지낸 현근택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난하는 사람이 있으면 지지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라며 “저는 의원이 아니고 정당 근처에서 왔다 갔다하는 사람일 뿐인데, 지금 몇몇 의원들이 하소연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 변호사는 “핸드폰에 문자가 많이 찍혀서 힘드신가? 사무실로 팩스가 쏟아져서 힘드신가? 수박이라고 조롱해서 힘드신가?”라면서 “이 정도 비난을 견디지 못하면 의원 할 자격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