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문화 대통령’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 영결식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거행됐다.
지난달 26일 별세한 고(故) 이어령 전 장관의 장례는 문화체육관광부장(葬)으로 5일간 치러졌다.
발인 후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영결식에서는 개식, 영정입장, 고인에 대한 묵념, 조사, 추도사, 생전 영상 상영, 헌화, 추모공연, 폐식 등으로 이뤄졌다.
추도사 이후 고인의 생전 영상이 상영됐는데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 되라”, “내가 받았던 빛나는 선물을 나는 돌려주려고 해요. 애초에 있던 그 자리로 나는 돌아갑니다”라는 육성 코멘트에 추모객들이 슬픔을 느꼈다.
영결식 이후 고인은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되어 충청남도 천안공원묘원에 안장됐다.
고인은 노태우 정부 때 신설된 초대 문화부 장관(1990~1991)을 지냈고, 60년 가량 학자·언론인·소설가·비평가 등으로 활동했다.
반세기 넘게 한국 문화계를 지배해온 ‘문화 대통령’으로 군림하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은 염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날카롭게 비판하며 세상에 등장했다. 그는 단편소설의 대가로 불리는 김승옥 소설가의 집필을 독려했으며,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 ‘굴렁쇠 소년’도 이 전 장관이 기획했다.
특히 이 전 장관이 일본인에 대해 쓴 문화비평서 『축소지향의 일본인』의 경우, 일본 본토에서 화제를 일으키며 출간 5개월 만에 12만 부가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전 장관은 ‘일본의 지성’으로 불리는 다치바나 다카시와 교류하며 한·일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는 말년에 종교에 귀의하는 모습을 보이며 남은 인생을 돌아보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은 2019년에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죽는 것은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내가 받은 모든 게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 전 장관은 “죽음은 체험할 수 없어서 생명의 출발점을 파고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