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종합병원의 실수로 고인이 유족에게 잘못 인도돼 엉뚱한 시신이 화장되고 말았다.
지난 14일 고인 A씨는 유족들과 함께 부산영락공원에서 왔다. 공원 측은 진단서를 확인하고, 화장절차에 들어갔다.
화장은 100분에 걸쳐 진행됐고, 공원은 수골을 시작한 뒤 유족에게 고인을 확인케 했다. 수골 과정에서 고인의 치아 보철물과 뼈 고정용 나사못이 발견됐다.
공원 측은 유족들에게 이 물건들을 가져갈 것인지 물었다. 유족들은 “우리가 모르는 뼈 고정용 나사못이 나왔다”고 항의했다. 고인은 쇳덩이가 들어가는 수술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엉뚱한 시신을 화장한 상황이었다.
유족들은 분노에 차 공원 측에 거세게 항의했다. CC(폐쇄회로)TV를 확인한 결과 공원 내에서는 고인을 모신 관이 정상적으로 이동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유족들은 황급히 고인을 모셨던 부산의 한 종합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유족들은 병원 측의 실수로 시신이 뒤바뀐 것을 확인했다.
영락공원 관계자는 “저희가 중간에 낄 일은 아니지만, 유가족 분들이 영락공원에서 (후속 처리를) 논의하시도록 자리를 마련해 드렸다”면서 “장례문화진흥원의 화장 예약이 인터넷 실명인증을 통해 진행되는 등 전산상 수정이 어려워 유가족 분들을 도와드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유가족 분들끼리 이야기가 원만히 해결됐다고 들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문제의 종합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시신이 뒤바뀐) 유가족 분들끼리 이야기가 잘 돼서 해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신이 어떤 사유로 바뀌게 됐는지, 정신적 손해배상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일절 함구했다.
시신이 뒤바뀌는 사고는 잊을 만 하면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실수로 시신 2구가 뒤바뀌어 화장이 됐다. 국과수는 “용역업체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유족들은 황망함을 느꼈다.
같은 해 울산에서 폭발사고 사망자도 하마터면 뒤바뀐 채 장례를 치를 뻔 했다. 경찰이 숨진 근로자의 신원 확인을 소홀히 하다가 유족이 시신을 바꿔 장례를 치를 뻔 한 것이다.
2009년 목포에서는 시신 매장 직전 시신이 바뀐 사실을 확인한 사건도 있었다.
이처럼 반복되는 시신 뒤바뀜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관리 소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영안실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조금만 더 신경 쓰면 해결될 문제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