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에서 열린 90대 한국전 참전용사의 장례식에 고인과 인연이 없는 수천 명의 시민들이 운집해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했다. 이 장례식은 큰 화제가 되어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하이오주(州) 신시내티 스프링 그로브 묘지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6·25 참전용사 헤즈키아 퍼킨스(90)씨의 장례식을 알리는 ‘특별 공지’를 올렸다.
헤즈키아 퍼킨스는 지난 20년 동안 장례식을 준비했다. 하지만 정작 장례식 날짜가 되자 퍼킨스의 친척들은 건강상의 문제 때문에 신시내티 오하이오로 오지 못하게 됐다.
스프링 그로브 묘지의 관리인 스킵 펠프스는 “우리는 특별 공지에 대한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례식날이 되자 특별 공지를 본 수천 명의 시민이 몰려들어 퍼킨스의 마지막 모습에 경의를 표했다.
펠프스는 어떤 사람은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서 왔고, 한 커플은 미시시피에서 왔다고 말했다.
포트 녹스의 군인들은 성조기를 접어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국기 의식을 거행했으며, 장례식 감독이 유가족을 대신해 국기를 전달받았다.
펠프스는 “고인은 군악대의 연주와 백파이프의 ‘어메이징 그레이스’ 연주, 오토바이가 이끄는 수백 대의 차량 행렬, 제복을 차려입은 퇴역군인들로 (장례식장이) 가득 찬 큰 영광을 입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힘은 사회에 대한 헌신을 보여준 사람들을 대우하는 이런 장례식에서 엿볼 수 있는 게 아닐까. 휴전 중임에도 군인을 홀대하는 한국에 의미하는 바가 큰 장례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