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일본은 임종시 조문객도 적고, 심지어 고인의 자녀마저 고령이라 장례를 치르기가 어렵다. 무연사회(無緣社會)라는 말이 널리 유행할만큼 고립된 생활을 하는 사람도 많다. 덩달아 고독사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궁하면 통한다 했던가. 저승으로 떠나는 길에 혼자가 되지 않도록 ‘무덤친구’를 만드는 일본의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18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비영리법인 ‘엔딩센터’가 2015년 마련한 단독주택에 노인들이 모여 노래와 서예를 배우고 서로 대화를 나눈다.
이곳은 엔딩센터가 기획한 벚나무 수목장을 묘지로 계약한 사람들이 방문하는 모임터이다.
월 40명 정도가 드나들며 인연을 만든다. 일명 ‘무덤친구’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세상을 떠날 때 외롭지 않겠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노인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
▲위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일본드라마 기묘한이야기 무덤친구)
노인들 중에는 독신도 있고, 배우자와 사별한 독거노인 등 삶의 형태가 다양하다. 자녀가 있어도 배우자와 사별한 후 혼자 사는 고령자들도 많다. 이들은 무덤을 인연으로 느슨한 유대관계를 갖고 나중에 세상을 떠날 때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는 노인들이 만나 서로를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는다.
이곳 단독주택에 노인들은 미리 준비해온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같이 먹는다. 식사를 같이 하니 정이 샘솟는다. 혼자 살기 적적했던 노인들에게 크게 위로가 되는 형태의 만남이다.
특히 같은 묘역에 안장될 친구들이라 생각하면 은근한 동지애마저 느껴진다. 이때문에 엔딩센터에는 무덤친구를 찾는 노인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엔딩센터는 ‘수목장’을 집중적으로 서비스하는 비영리법인으로, 합동 묘 형태의 수목장인 ‘벚꽃장(葬)’을 운영한다. 벚꽃은 특히 일본인들이 사랑하는 꽃이다.
이노우에 하루요 엔딩센터 대표는 “벚꽃장은 한국 수목장과 달리 무덤에 들어가기까지, 생을 마감하고 자신다운 무덤에 들어가는 것까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수목장이 사후에 묻힐 곳을 선정하는 것에 그친다면, 일본 엔딩센터의 벚꽃장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사후에도 아름다운 마무리를 완결 짓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