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59)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이른바 '0차 독대' 전날에 보좌관으로부터 삼성 관련 참고자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 전 수석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검찰은 신문 과정에서 "휴대전화 조사 결과 나온 각종 이메일 다운로드, 한글뷰어 열람 내역을 보면 2014년 9월11일 저녁 10시가 넘어 김건훈 전 행정관으로부터 '삼성 참고자료-말씀참고 포함' 'SK 참고자료-말씀참고'를 받았다"며 "대통령과 삼성·SK 총수 단독면담과 관련해 말씀 참고자료를 본 것이냐"라고 물었다.
이에 안 전 수석은 "보통 독대를 하면 박 전 대통령이 참고할 자료를 올려드려야 한다. 그 전에 비서관, 행정관이 만든걸 저에게 보내주고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다"며 "이 파일이 그것인지 정확하게 말할 순 없지만 (말씀참고 등) 독대에서 쓰는 용어와 비슷했던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확히 그 파일인지 알 순 없지만 보통의 경우 그런 식으로 파일명을 고쳤던 것 맞다"고 대답했다.
이는 검찰이 주장하는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의 '2014년 9월12일 안가 독대'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같은 달 15일 독대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현장에서 짧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검과 검찰은 개소식 당시 만남 시간이 약 5분에 불과해 지원 요구 등의 대화가 불과하다는 이 부회장 측 반박에 대응하기 위해 9월12일 독대를 주장했고 공소장에도 추가했다.
이 부회장 1심에서 인정된 두 사람의 독대는 2014년 9월15일, 2015년 7월25일, 2016년 2월15일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결심공판에서 "제가 안가를 간 건 (2015년7월25일, 2016년 2월15일) 두 번 뿐"이라며 '0차 독대'를 부인했다.
그는 "이걸 가지고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다. 제가 그걸 기억 못한다면 적절치 못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치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