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일본은 이미 ‘늙은 국가’가 된지 오래다. 하지만 단순히 고령화 속도로만 따지면 한국은 일본보다 더 빠르다. 한국은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도 일본처럼 상조·장례업계의 혁신을 통한 수요 창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후생노동성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지난 12일 발표한 ‘미래 일본의 가구 수 추계’에 따르면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 가구는 2015년 전체 36%(1,918만 가구)에서 2040년에 44.2%(2,242만 가구)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중에서도 가구주가 75세 이상인 가구는 46.3%에서 54.3%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고령가구의 고령화가 더 심화되는 것이다.
일본의 고령화를 보여주는 여러 가지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100세를 넘은 초고령 인구가 6만 8천명(2017년 기준)에 이른다. 또한 성인용 기저귀가 유아용 기저귀보다 더 많이 팔린다. 2016년에는 처음으로 출생아 수가 1백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사망자 수는 이보다 많은 134만명이었다. 고령 인구가 급증하면서 최근 일본에서는 부양 비용을 견디지 못한 사람들이 노인을 버리는 풍조가 나타나고 있고, 감옥이 노인 범죄로 인해 요양병원화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노인들의 고독사도 급증하고 있으며, 경제활동인구가 줄면서 기업들이 구인난에 봉착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일본의 전철을 밟아가고 있다. 오히려 일본보다 한국이 더 우울한 상황을 겪고 있다.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2015년 기준으로 1.46명이다. 한국의 출산율은 이보다 더 낮은 1.17(2016년 기준)에 불과하다. 한국의 출산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저 수준이다.
2017년 기준 한국 총인구 5,145만명 중 65세 이상 인구는 708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3.8%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고령화 추세로 나가면 2060년대에는 전체 41%가 고령자 가구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처럼 노인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대에 상조업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본에서는 슈카쓰(終活)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슈카쓰란 삶의 마지막을 위한 준비를 통칭하는 것이다. 자신의 장례방식을 결정하고, 남은 사람들을 위해 주변을 정리하는 활동을 말한다.
일본의 대형마트에서는 노인들 상대로 장례 상담을 받는다. 대형마트에 입점된 상조업체들은 찾아오는 고객을 상담하면 되니 수요 창출에 용의하다. 장례 상담을 받는 사람들은 단체 계약을 통해 저렴한 방식으로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자신의 장례방식을 결정하고, 유산 등 상속처리에 관해서도 의논한다. 상조업체와 상담을 받는 사람들 모두 윈윈(Win-win)이다.
일본 장례업계의 고민은 장례식 조문객의 연령대가 상승하면서 장례식당 수익도 현저히 감소하는 데 있다.
이에 따라 드라이브 스루 조문이나 인터넷 조문 등을 도입하는 등 혁신적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우주장(葬)을 개발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조문은 보통 연령층이 높은 노인들 위주로 이뤄지고, 전자방명록을 남겨 유족을 위로한다.
인터넷 조문은 인터넷을 통해 송출되는 장례식 영상을 함께 봄으로써 조의를 표한다. 이 또한 연령대가 높은 노년층의 이용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우주장은 인공위성에 유골을 탑재해 쏘아올리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유골이 우주의 먼지로 사라진다. 우주의 먼지에서 태어나 우주의 먼지로 돌아가니 친환경이라고 부를 수 있다.
한국에서도 일본과 같은 혁신적인 장례방식을 시도해야 한다. IT강국인만큼 정보통신 기술과 결합하여 혁신해야 적절한 장례수요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 상조업계 전문가는 “고가와 저가로 확실히 나눠서 시장을 공략해야 하며, 화장장과 장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태블릿피씨를 이용한 설명도 유족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