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아랍 에미리트(UAE) 특사 방문과 관련해 연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국방부는 관련 사실을 부인하거나 확인해줄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계속해서 의혹은 커져 가는데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일각에서는 오히려 국방부가 의혹을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그동안 언론에 제기된 의혹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2013년 UAE와 상호군수지원협정(MLSA)을 비밀리에 체결했다는 의혹 제기가 있었다. MLSA는 양국 군(軍)이 전평시 군사활동을 할 때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군수지원을 할 수 있도록 국방부 장관 간에 체결한 조약이다.
군 안팎에서는 MLSA 체결로 UAE에 파병한 아크부대가 중동지역 분쟁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UAE를 특사 방문한 것도 원전 수주를 위해 전 정부에서 체결한 군사협정이 실제로 이행하는데 무리가 따르면서 수습하기 위한 행보를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일 "상대 국가와의 신의 때문에 체결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 대변인은 비밀리에 체결된 MLSA가 협정인지 MOU(양해각서) 형태였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거듭 "상대 국가와 신의원칙 때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만 답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말 합동참모본부가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 철수안을 작성했다는 보도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해 5월 '아크부대 철수를 2018년 말까지 철수하는 게 적절하다'는 요지의 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서도 "아크부대 철수를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했다. 아크부대와 관련된 다른 보고도 없었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검토한 바 없다, 사실이 아니다"라는 식의 답만 돌아왔다.
이밖에도 국방부는 지난해 5월 종료예정이었던 UAE와 군사협력 체결을 연장한 사실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체결을 연장한 것은 맞다"며 "상대국 입장을 고려해 밝히지 않았다"고만 답했다.
또 합동참모보부 군사지원본부장과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이 지난해 11월과 12월 사이 UAE를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관련 사실은 맞다"며 "군 수뇌부의 방문은 정례적인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러다보니 불과 하루 이틀 사이 또다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여전히 확인을 해줄 수 없다거나 관련된 사실이 없다고만 하고 있다.
최현수 대변인은 이날 뉴시스와 만나 UAE 의혹에 대해 "사실들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이 사안에 대해 아직까지 브리핑을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자고나면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는 UAE 관련 논란이 언제쯤 종결될지 국민들의 궁금증만 커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