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서울과 부산 등 최대 승부처에서 한국당의 인재난이 심화하며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내년 지방선거가 한층 힘들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된 홍정욱 전 의원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제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한 언론보도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당장의 부름에 꾸밈으로 응하기보다는 지금의 제 자리에서 세상을 밝히고 바꾸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국민과 국가를 섬기는 공직은 가장 영예로운 봉사"라며 "그러나 공직의 직분을 다하기에 제 역량과 지혜는 여전히 모자라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의 부산시장과 경남지사 후보 물망에 올랐던 장제국 동서대 총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도 지난 26일 나란히 지방선거 출마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의 친형인 장 총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근 저의 부산시장 출마에 관한 기사가 넘쳐나고 있다"며 "평소의 생각과 최근 갑작스럽게 찾아온 정계 입문 기회 사이에서 잠시나마 고민을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심사숙고 끝에 아직은 현재의 위치에서 제가 감당해야할 책임이 엄중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부족한 저를 평가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 오늘을 기점으로 저의 부산시장 출마에 관한 이야기가 더 이상 회자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법관 측 관계자 역시 같은 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안 전 대법관은 내년 지방선거에 일체 출마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지난번에 정치를 한 번 해보고 힘이 들었기 때문에 모든 걸 쉽게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 전 대법관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갑에 전략 공천됐지만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후보에게 패한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들이 족족 불출마를 선언하는 이유가 한국당의 저조한 지지율과 좋지 않은 당 이미지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지방선거에 나선다 해도 당 지지율이 50%대인 민주당 후보와 경합을 벌여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 지지율이 20%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 타이틀을 등에 업고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는 게 외부 인사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근 차기 서울과 부산시장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여권 후보들이 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선거판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고 했다.
직접 인재영입위원장까지 맡으며 지방선거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홍 대표는 최근 사태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이다. 인재난을 인정하면서도 새해가 되면 분위기 반전을 위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 대표는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홍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서울시장 후보는 홍 전 의원 외에도 많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에는 자기 의지가 없는 사람을 절대 영입할 수 없다"며 "그런 사람을 영입했다간 선거를 망친다. 자기가 출마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 대표는 "일각에서 인재난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그건 당연하다"며 "현재 지지율도 낮은 편이고 하니 야당에 들어오면 불이익이 따를 거라 생각 될 것이다. 하지만 새해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질 테니 (외부 인사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