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 성장률 달성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1.5%를 기록하면서 7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성장세를 이끈데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효과도 나타난 덕분이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17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 7~9월까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1.5% 성장했다. 이는 지난 10월 발표된 속보치(1.4%)보다도 0.1%p 오른 것이다. 분기 기준으로 지난 2010년 2분기 1.7%를 기록한 이후 7년3개월 만에 최고치다.
한은은 "지난 10월 속보치 추계 당시 이용하지 못했던 분기 최종월의 일부 실적치 자료를 반영한 결과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각각 0.1%p, 0.2p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4분기부터 내내 0%대에 머물던 성장률은 올 1분기 1.1%로 반등했으나 2분기 다시 0.6%로 꺾이면서 경기 회복세도 주춤해지는 듯 했다. 그러나 3분기 '깜짝 성장'을 달성하면서 올해 마지막 4분기 역성장을 하게 되더라도 연 3%대 성장이 가능해지게 됐다.
3분기 성장은 수출이 이끌었다. 2분기 -2.9%로 고꾸라진 수출은 전분기보다 6.1% 상승했다. 반도체와 화학제품, 자동차업종 수출이 좋아진 영향이다. 증가율 기준 지난 2011년 1분기(6.4%) 이후 6년 반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추경도 경제 성장에 한 몫을 톡톡히했다. 3분기 정부소비 증가율은 2.3%로 전분기(1.1%)보다 증가세가 확대됐다.
민간소비는 0.8% 증가해 속보치(0.7%)보다 좋아졌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9월말 늘어난 소비가 뒤늦게 통계치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다만 2분기(1.0%)보다는 0.3%p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설비투자도 전기 대비 0.7% 증가해 2분기(5.2%)보다 둔화됐다. 건설투자는 1.5% 증가해 지난 2분기(0.3%)보다는 다소 나아졌다.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2.4% 증가했다.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국민이 외국에서 벌어들인 순소득(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늘어난 영향이다. 국외순수취요소 소득은 2분기 -1조9000억원에서 3분기 1조1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3.4% 증가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반영하는 물가지수인 GDP디플레이터는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3.5% 상승했다. 내수 디플레이터는 2.0% 증가했고, 수출입 디플레이터는 10%, 6.4% 상승했다.
3분기 총저축률은 36.9%로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지난 1998년 3분기(37.2%) 이후 약 19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던 지난 1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3.2%)이 최종소비지출(1.2%)보다 더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씀씀이를 줄이고 저축을 늘렸다는 얘기다. 국내 총투자율은 전기대비 0.1%p 하락한 31.4%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