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스포츠협회 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의 전직 보좌관 등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전병헌 수석 비서관 출신인 윤모씨 등 3인을 상대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10일 밝혔다.
오 부장판사는 발부 사유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전 수석 의원 시절 비서관이었던 윤씨 등은 지난 2015년 7월 e스포츠협회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받은 협회 후원금 3억원 중 1억1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윤씨 등 2명의 비서관이 브로커와 공모해 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꾸며 자금을 빼돌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윤씨는 협회가 롯데홈쇼핑 후원금을 받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뇌물)도 적용됐다. 당시 전 수석은 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이자 롯데홈쇼핑 재승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소속이었다.
이 사건 내용은 지난해 검찰의 롯데홈쇼핑 수사 때도 포착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검찰은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본격 수사를 벌이지 않았다.
그러나 수사팀은 최근 관련자 조사 과정에서 추가 단서를 확보하고 협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이어 압수수색 당일 윤씨 등을 체포, 지난 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윤씨 등을 상대로 관련 조사를 계속 벌일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전 수석 등까지 수사가 확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대해 전 수석은 "어떠한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다"라며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심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검찰도 "전 수석이나 다른 분들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말할 내용이 없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