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를 단 '수출 호조'에 힘입어 9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흑자 폭이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갈등으로 여행수지는 악화되며 사상 최대 수준의 적자를 냈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22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전월 흑자폭(60억6000만달러)에 비해 두배 가량 뛴 것이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2012년 3월 이후 최장 기간인 67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반도체 시장의 수출입 호조 등으로 상품수지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좋아진 영향이다. 상품수지는 150억1000만 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달(106억6000만 달러 흑자)보다 크게 늘었다. 상품수지에서 수출은 550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2013년 10월(568억2000만달러)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여행수지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9월 여행수지 적자는 13억1000만 달러로 전월(14억1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높았다. 올해 9월까지 누적 적자액만 122억5000만 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 수준의 적자를 냈다.
실제 9월 한국을 방문한 입국자수는 107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달(152만4000명)보다 29.2% 급감했다. 반면 해외에 나간 출국자수는 지난해 같은달(190만5000명)보다 17.4% 늘어난 223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은 줄었는데 해외에 나간 내국인이 늘면서 적자 폭이 커진 것이다.
이에 전체 서비스수지도 지난해 같은달(-25억8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늘어난 29억달러 적자를 냈다. 올 9월까지 누적 적자액은 242억6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다.
한은 관계자는 "사드 갈등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세는 지속됐지만, 해외출국자수가 늘면서 여행지급이 높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감소세가 축소된 만큼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게 되면 기저효과로 증가율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두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의 증권투자는 39억달러 감소했다. 이중 주식투자는 11억4000만 달러, 채권 등 부채성증권은 27억6000만 달러 줄었다. 다만 북한의 도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컸던 지난 8월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