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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장례뉴스

할부거래법 개정을 위한 라운드테이블서 쏟아진 강경발언

"보전 선수금 비율 상향조정" "상조상품 TV광고가 충동구매 조장"

할부거래법 개정에 큰 영향 끼치는 소협 라운드테이블서 쏟아진 말말말
"상조업 등록요건 강화" "상조상품 방송 광고시 약관을 화면에 고지"
소비자 얘기만 있고, 상조회사 얘기는 하나도 없어
라운드테이블서 거론된 사안 모두 반영될 경우 상조업계에 큰 충격 예상

 

"상조업 등록요건에 재무건전성 요건을 추가하거나 보전되는 선수금 비율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상조상품 방송 광고시 품목별 기준을 마련하고, 보험처럼 약관을 화면에 고지해야 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강정화, 이하 소협)가 1일 주최한 할부거래법 라운드테이블(원탁회의)에서 강경발언이 쏟아졌다. 

 

서울 한국YWCA회관에서 진행된 이날 회의는 '할부거래법의 개정방향 모색'을 주제로 열렸다. '상조 소비자를 위한 선불식 할부거래를 중심으로' 진행된 이날 논의에서는 '상조업계'는 없고, '소비자'만 있었다. 주최 단체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과도하게 치우쳐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보였다.


 
 

▲고형석 선문대 법학과 교수가 1일 서울 한국YWCA회관 강당에서
'할부거래법상 선불식 할부거래에 대한 입법평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첫 발표자로 나선 고형석 선문대 법학과 교수는 '할부거래법상 선불식 할부거래에 대한 입법평가'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고 교수는 "소비자가 상조상품을 해약할 경우 납입금의 15%를 제외한 85%를 환급받는데, 이자 등을 감안하여 민법상 따졌을 때 제외된 금액은 15%가 아닌 30%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 교수는 "할부거래법은 상조업체를 규제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을 뿐 소비자보호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상조는 완결(완납)을 전제로 하는 상품"이라면서 "상조계약 중도해지시 결합상품은 판매계약으로 전환되는데, 결합상품이 저가제품이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고가이기 때문에 사실상 강매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부거래법에 장례와 혼례서비스만 규정돼 있고, 전자제품은 해당 안 된다"고 지적한 뒤 "자본금 요건이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상향조정 됐다고 해서 재무건전성이 담보된 것은 아니다. 자본금을 충족시킨 뒤 모두 부채로 돌리면 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할부거래법이 소비자보호에 있어 민법보다 불리하다"면서 "할부법 항목 중 '할부법을 적용한다. 다만, 다른 법이 소비자에게 유리할 경우 다른 법을 적용한다'고 되어있는데, 그렇다면 할부법은 소비자보호 취지가 지켜지는 법인가?"라고 반문했다.

 

고 교수는 결론을 통해 ▲상조업 등록요건에 재무건전성 요건을 추가하거나 보전되는 선수금 비율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고 ▲상조업자의 지위승계에 관한 규정 중 제22조는 강행규정으로 추가할 필요가 있으며, 계약 인수과정에서 소비자가 최고기간 내에 수락 또는 거절하지 않은 경우 거절한 것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으며 ▲청약철회와 관련해 사업자의 의무위반의 경우에 있어 기산일은 사업자가 그 의무를 이행한 시점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의 중도해약시 해약환급금을 산정할 때 원금에 이자를 추가해야 하며, 해약전 공급받은 재화를 반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하고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에서 통지 의무를 계약 체결한 때만이 아니라 주기별로 통지의무를 부과하거나 미납시 통지의무를 부과하고 ▲공제조합의 부실화를 방지하기 위해 담보금 비율을 상향조정하고, 그 비율은 할부거래법에서 명시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으며 ▲부가상품에 대해 고시에서 규정하고 있지만 법에서도 직접 규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주장은 한눈에 보더라도 상조회사에 큰 부담이 되는 요구들이다. 만일 고 교수의 제안을 공정거래위원회가 받아들여 할부거래법에 고스란히 반영한다면 상조업계가 큰 충격을 받을 것은 불보듯 뻔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 김연진 팀장이 1일 서울 한국YWCA회관
강당에서 
상조상품 민원 사례와 TV홈쇼핑 광고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하고 있다. 


고 교수에 이어 발제에 나선 김연진 팀장(한국소협 자율분쟁조정위원회) 또한 상조상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보여줬다. 김 팀장은 조정위원회에 접수된 민원 사례와 TV홈쇼핑 광고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한 내용을 발표했다.

 

먼저 조정위원회의 접수동향을 살펴보면 2012년 78건에서, 2013년에 238건을 기록했고, 2014년에 350건으로 절정에 달했다. 2015년에는 74건, 2016년 36건, 2017년 49건으로 평이했다.

 

2013년에는 총 238건 중 디에이치상조 58건, 미래상조119 33건, 그외 다양한 상조업체를 대상으로 민원이 발생했다. 2014년에는 총 350건 중 2014년 9월에 폐업한 삼성복지상조 130건, 디에치상조 21건, 미래상조119 18건 등의 민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팀장은 조정위원회의 대표 사례로 에이스라이프, 하늘지기 장례 토탈서비스, 교회를 통해 교인들에게 상조상품을 판매하는 사례 등을 들었다.

 

이중 에이스라이프의 예를 살펴보자. 소비자들은 2007년 7월~8월 TV홈쇼핑을 통해 에이스라이프와 19,800원씩 총 120회를 납입하기로 하는 상조계약을 체결해 최근인 2017년 7~8월에 만기가 도래했다.

 

계약 당시 만기 100% 환급을 약정했고, 최근 만기가 도래한 소비자들은 계약 해제 및 환급을 요청했다. 하지만 에이스라이프는 재차 지급기일을 미루며 환급을 지연하더니 최근에는 전화 연결이 불가하고 연락이 두절된 상태이다. 2017년에만 에이스라이프에 대해 11건의 민원이 접수됐고, 전화상담이 폭주했다.

 

소협이 에이스라이프 측에 연락을 시도하고 공문을 여러차례 발송했으나 답변이 없었다. 연락이 안 되니 실질적인 소비자 분쟁 조정도 불가능했다. 에이스라이프는 한국상조공제조합에 가입된 회사로, 폐업시 피해보상은 가능하다. 김 팀장은 소비자들의 진술로 미루어보아, 대량으로 TV홈쇼핑을 통해 상조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보이나, 다수 소비자들이 동일하게 10년 만기 환급을 요청하자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뒤이어 상조업 마케팅 동향에 대해 보고하면서 주로 TV홈쇼핑 결합상품에 대해 집중 분석했다. 그는 TV홈쇼핑에서 상조상품이 광고할 때 중도 해지시 불이익을 고지하지 않으며, '300% 만기 환급 보장'이라는 문구가 소비자들의 충동구매를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롯데홈쇼핑의 교원라이프 상조상품 광고를 제시하고, "약 10분 가량의 광고 중 상조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1분 정도였고, 8~9분은 결합상품인 전자제품에 대한 설명이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상조상품 광고가 마치 가전제품 판매 방송같이 보인다고 비판하고, 제휴카드 혜택이 과도하게 강조된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상조계약 해약시 납입금 지급액 비율(85%)과 전자제품 할부금은 환급되지 않는다는 규정이 홈쇼핑사 홈페이지에만 고지돼 있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에서 판매된 예다함상조는 제휴카드 이용시 전월실적이 70만원을 넘기면 할부금액은 공짜라고 대대적으로 강조했다. 김 팀장은 이 같은 광고문구를 본 소비자들이 혹해서 충동구매를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제1금융권 지급보장' '0원의 찬스' '결합한다, 가져갈 수 있다'는 등의 문구는 소비자를 오해하게 만들고 잘못된 소비를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충동적 구매 유발 표현을 자제하고, 보험상품과 같이 홈쇼핑 상조상품의 약관을 화면에 글씨로 고지하고 멘트를 읽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들은 비단 상조상품 뿐만 아니라 홈쇼핑에서 광고되는 거의 모든 상품에 해당되는 사항이다. 결합상품을 제시하고, 이를 광고수단으로 쓰는 것은 적절한 마케팅 기법이다. 

 

하지만 소협 간부인 김 팀장은 이를 부정적인 표현으로 몰아붙이면서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균형잡힌 지적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소협은 고 교수와 김 팀장의 발제 후 토론은 비공개로 진행된다며 양해를 구했다. 토론 내용은 추후 보도자료로 배포하겠다는 것이다. 기자가 "왜 비공개로 진행하냐"고 묻자 "논의를 깊이 하기 위해서"라는 황당한 변명을 했다. 그런데 비공개로 진행된다는 공지는 라운드테이블이 시작되기 불과 5분 전에 전달됐다. 이로 미뤄보아 소협측이 할부거래법 개정에 반대하는 업계와 언론에 토론내용을 공개하기가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토론에는 서울시 민생경제과 김광종 조사관, 한국여성소비자연합 김순복 사무처장, 상조보증공제조합 박준승 실장, 한국상조공제조합 박혜민 변호사, 공정위 할부거래과 우병훈 사무관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