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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르부라르' 피에르 르메트르 "베르베르가 한국에 가지 말라더라"

  • STV
  • 등록 2015.11.12 09:21:46
【stv 문화팀】= 세계 3대 문학상으로 통하는 공쿠르 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64)는 55세 나이로 뒤늦게 작가 타이틀을 달았다.
 
10일 프랑스문화원에서 만난 그는 '늦깎이 등단'이라는 지적에 "용서할 수 없다. 왜 늦은 나이라고 생각하나?"라고 반문하며 웃었다.
 
"등단은 못했지만 그동안 계속 글을 쓰는 작가였다. 출판을 못했지만 계속 글을 써왔다. 나의 부모는 문학을 신성시한 분들이어서 어릴 때부터 문학과 함께 살아왔다. 나는 만사에 조금 느린 사람이다. 59세에 늦둥이 아들을 낳았다. 문학, 아이, 한국에 오는 것도 그렇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작가가 되기 위해 55년 간 생각한 것이라고도 눙쳤다. "생각이 숙성됐다고 생각했을 때 작가가 됐다"는 것이다. 이후 젊은이들이 조언을 구할 때 "중요한 것을 결정할 때는 한 50년 동안 생각해라"고 답한다며 미소 지었다.
 
이번에 번역 출간된 유머가 넘치는 르메트르의 장편 소설 '오르부라르'는 유머러스한 작가처럼 재기발랄하다. 공쿠르상 수상작인 이 소설은 지난해 제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을 앞두고 프랑스에서 출간됐다. 1차 대전 종전 직후의 프랑스가 배경이다. 전쟁에 상처 입은 두 젊은이가 부조리하고 비열한 사회와 부패한 기성세대를 상대로, 전사자 추모 기념비를 놓고 벌이는 기상천외한 사기극을 그린다.

한국어로 번역한 임호경(54)씨가 본격 문학상인 공쿠르상이 르메트르 같은 대중문학 작가에게 상을 주는 경우가 드물어 깜짝 놀랐다고 밝혔듯 문학성과 대중성을 겸비했다.
 
참혹한 전쟁에서 살아남은 두 친구는 사회에 복귀하지만, 다시 살아남기 위해 분투를 벌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의 위선이 드러나고 아이러니와 풍자, 액션, 서스펜스 등이 어우러진다. 프랑스에서만 100만 부 이상이 팔렸고 26개국에 판권이 수출됐다. 지난해 제39회 세자르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프랑스 배우 겸 작가 알베르 뒤퐁텔(51)의 각색으로 영화화를 앞두고 있다.
 
르메트르는 "한편으로는 모험 소설, 한편으로는 사회의 부조리하고 어처구니 없음을 묘사하는 소설로 읽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인류의 공통 요소인 민중의 어려움을 다루고 있다. "한국인의 삶에도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다.
 
그런 공통점이 있어 잘 읽힐 거라 생각한다"고 믿는 이유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뒤 유럽에서는 엄청난 상황이 지속됐다. 한국인들에게 한국전쟁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같을 것이다. 1차 대전으로 피끓는 젊은이들을 비롯해 4000만명이나 피해를 입었다. 사상자, 부상자뿐 아니라 과부와 고아까지 모두 합친 숫자다. 4000만명이라는 숫자는 당시 프랑스 전체인구와 같다. 1㎡ 안에 여섯개의 폭탄이 떨어진 경우도 있었다."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 같은 곳에서 21~23세 젊은이들이 살아남았다고 생각해보라고 주문했다. "당시 젊은이들이 전역할 때 푼돈을 받거나, 대신 코트를 가지고 올 수 있었다. 그런데 코트를 선택한 젊은이들은 나중에야 그것에 비가 묻으면 염색물이 흘러나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군복에 그냥 염색을 한 거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젊은이들에게 국가가 어떻게 감사하는지를 쓴 것이 이번 소설이라고 강조했다.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와 음모는 모든 시대 모든 국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짚었다. "모든 국가에는 국가 이름으로 저지른 완전히 부도덕한 스캔들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신문에서 읽은 기억을 떠올리면 한국에도 그런 일이 종종 있었다. 국가에서 부도덕한 일이 일어나고 국민을 희롱하고, 몇몇 엘리트만 믿고 있었는데 속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을 거다. 그래서 소설의 보편성이 가능하다."
 
자신의 문학적이 목적 또는 목표는 1차적으로 독자들이 즐거움을 가지고 열광하는 거다. 그러나 "책을 덮는 이런 국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나는 내가 대중소설 작가라고 의도적으로 이야기를 한다. 대중소설은 누구나 읽지만 똑같은 생각으로 읽지 않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오르부아르'를 모험소설처럼 읽고, 어떤 사람은 사회적인 메시지에 주의할 수 있다. 또 어느 독자는 마르셀 프루스트 패러디를 인식하면서 읽을 수 있다. 대중소설은 자기가 원하는 방식대로 읽는 것이다."
 

르메트르의 또 다른 특징은 소설이 끝나고 덧붙이는 감사의 말에서 자신이 이번 소설을 쓰면서 영향을 받은 작가들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전한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에밀 아자르, 루이 아라공, 제랄르 오베르, 미셸 오디아르, 스티븐 크레인, 빅토르 위고, 마르셀 프루스트 등이 언급됐다. 잉마르 베리만 같은 영화감독 이름도 있다. 그는 책에 "이분들께서 내 차용을 당신들에 대한 오마주로 받아들여 줬으면 한다"고 썼다.
 
그는 "꼭 좋아하는 작가 이름을 쓰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책을 쓰다 보면 갑자기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언어적인 표현이나 상황이 그려질 때가 있는데 책이나 영화에서 봤던 부분이다. 빚을 갚는 심정으로 감사의 말을 쓴다. 이 책에는 '젖은 앵무새처럼 머리를 흔들면서'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나는 앵무새를 직접 본 적도 없다. 이 표현은 내 것이 아니다.
 
20년 전 스티븐 크레인의 작품에서 읽은 것을 알게 됐고 그 분의 이름을 넣은 것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말 머리' 역시 프랜시스 코폴라의 영화 '대부'에서 나오는 장면을 떠올린 것이다."
 
표절과 상호텍스트성의 경계는 명확하다. "표절을 하는 경우, 누구를 표절했다고 쓰지 않는다. 그리고 표절이라고 하는 것은 의도적, 의식적으로 남의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의지가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의지가 없다."
 
좀 더 심리적이고 내면으로 파고들어가는 여느 프랑스 작가와 스타일이 다르다. 헤밍웨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헤밍웨이는 행동주의적인 경향이 있다. 인물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다고 쓰는 게 아니라 우선 행동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독자들이 그의 머릿속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구나라고 느끼게 만드는 거지.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경우도 비슷하다. 히치콕 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 보여주지 않고 설명하는 것은 관객에게 부질 없는 일이라고. 물론 영화에서는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런 식으로 쓰는 것, 독자를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독자들이 충분히 영리하고 추론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독자들이 자신의 소설을 읽을 때 자신이 어릴 적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를 읽었을 때 느낀 감정을 가졌으면 한다. "나를 감히 알렉상드르 뒤마와 비교하지는 않겠다. 다만 어린 시절 책을 읽을 때의 기쁨과 열정을 성인이 됐을 때도 느꼈으면 한다는 거다."
 
공쿠르 상을 받은 이유가 무엇이라는 물음에 "나도 모르게 잘난 척을 할 수 있다"며 너스레를 떤 그는 "너무 겸손한 사람이 소설가가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공쿠르 상을 차지한 것을 복권에 담청된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책을 먼저 썼다. (웃음) 노벨상도 주면 당연히 받아야지. 혹시라도 심사위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면 꼭 내 이름을 언급해달라. 하하."
 
한국에 마니아층을 보유한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54)와 절친하다. "운이 좋게도 동해의 저편에 있는 일본에서 성공을 많이 거뒀다. 베르베르가 한국 독자들이 친절하다며 만나야 한다고 알려줬다. 그래서 한국에 오기 전에 베르베르에게 말했다. 네 책보다 내 책을 한국 독자들이 더 읽게 만들어주고 오겠다고. 그랬더니 일본에만 있고 한국에는 가지 말라고 부탁하더라." 680쪽, 1만4800원,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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