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외풍을 이겨내며 지주 회장이 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에 내정된 가운데 이번에는 노조의 반발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노사갈등 극복이 위기 대응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장 후보를 선출한 KB금융지주 확대 지배구조위원회는 위원회가 정한 평가기준에 따라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업무경험,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후보자들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위원장을 맡은 최영휘 KB금융 사외이사는 "조직에 대한 헌신과 열정이 그만한 분도 흔하지 않다"며 "2014년 윤 회장이 KB금융 회장에 선임되기에 앞서 제출한 자기소개서 등 서류를 최근 점검한 결과 회징아 되면 하겠다는 것을 거의 그대로 다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말했다.
윤 회장은 2014년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간 갈등으로 빚어진 KB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특명을 안고 수장이 됐다. 구원투수격으로 등장한 그는 KB 내분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고 적극적인 인수 합병과 실적 개선을 통해 KB금융을 리딩뱅크로 발돋움시켜 애초부터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차기 회장 선임절차가 2014년에 비해 투명성, 공개성, 공정성 면에서 심각하게 후퇴했다며 회장 선임 절차 중단과 윤 회장의 연임 반대를 공식화하면서 리더십에 흠집을 남겼다.
더욱이 노조는 윤 회장 연임에 대한 찬반을 묻는 조합원 설문조사에서 사측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윤 회장을 업무방해 및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발하기까지 했다.
KB노조는 "노조선거에 개입하고 신입직원들의 임금을 깎는 것으로 모자라 이젠 직원 설문조사 결과까지 조작한 윤종규 회장은 확대위원회가 제시한 네 가지 최소자격요건, 즉 업무경험,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중 리더십과 도덕성 항목에 도저히 점수를 줄 수 없는 후보"라고 힐난했다.
외환은행·하나은행 합병 후 내부 통합에 어려움을 겪은 KEB하나은행은 최근 노사갈등이 수급국면에 들어갔다.
당국의 중재로 현안에 대한 노사합의가 이뤄지고 함영주 은행장이 부당노동행위 논란 등 그간의 갈등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노조가 법적 대응 방침을 철회한 것이다.
KB금융 확대위는 26일 제3차 회의를 열고 윤 후보에 대한 심층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심층평가는 180분 이내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다. 평가가 끝나면 논의와 투표를 통해 연임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확대위 관계자는 "노조에서 제기하는 문제나 노사 관계도 윤 회장에 대한 평가 항목에 들어가며 향후 검증 과정에서 이런 사항을 모두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